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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월드컵 2회’ 우승자의 신념 “당구는 동반자이지 삶의 전부일 수 없다”
작성자 조아빌샵 (ip:)
  • 작성일 202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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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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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회’ 우승자의 신념 “당구는 동반자이지 삶의 전부일 수 없다” [엠스플 피플]

  • 기사입력 2021.07.17 04:00:02   |   최종수정 2021.07.17 01: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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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20위 디온 넬린, 월드컵 2회 우승 일군 실력자

-“26살까지 내 삶은 당구뿐이었다”

-“은퇴 후 10년 뒤 복귀, 지금은 내 일과를 당구로만 채우지 않는다”

-“대학에서 무역을 공부하고 버스 운전사로 살지 않았다면 평범한 일상이 주는 행복을 지금까지 몰랐을 것”

 

디온 넬린(사진=파이브앤식스)

디온 넬린(사진=파이브앤식스)

 

[엠스플뉴스=원주]

 

욜로. You Only Live Once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직역하면 ‘네 인생은 오직 한 번뿐’이란 뜻이다. 

 

욜로족은 욜로의 의미를 깊이 새긴 사람이다. 욜로족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않는다. 최고 자리에 오르기 위해 하나에만 열중하는 삶. 욜로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들은 현재에 충실히 한다. 일을 마치면 취미를 즐기고 평소 하고 싶었던 공부에 몰두한다. 

 

세계 최고 선수가 총출동한 호텔 인터불고 원주 월드 3쿠션 그랑프리 2021(인터불고 WGP). 이곳에서 욜로족을 만났다.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당구를 즐기는 선수. 덴마크에서 날아온 디온 넬린(44)이다. 

 

넬린은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월드컵에서 두 차례(1996, 1997)나 정상에 올랐다. 2002년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넬린은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당구 선수였다.  

 

2003년. 넬린은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선 대학으로 향했다. 4년간 무역업을 공부했다. 이후엔 버스 운전사로 일했다. 집에선 가족과 웃고 떠드는 시간을 즐겼다. 책을 읽고 산책하는 여유를 만끽했다. 

 

큐대를 완전히 놓은 건 아니었다. 넬린에게 당구는 가장 친한 친구다. 보고 싶을 땐 주저하지 않고 당구장으로 향했다. 큐대를 잡고 친구들과 당구를 즐겼다.

 

2018년 넬린이 선수로 돌아왔다. 같은 해 이집트 후르가다 월드컵에 출전해 8강에 올랐다. 2019년 포르투 월드컵, 같은 해 덴마크 세계선수권에서도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넬린은 금세 세계랭킹 20위로 뛰어올랐다. 

 

넬린은 2020년 2월 터키 안탈리아 월드컵 이후 첫 국제대회인 인터불고 WGP에도 참가했다. 넬린은 32강 조별리그에서 3승 1무 3패를 기록했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명성에 걸맞지 않게 순위 결정전으로 밀렸다. 하지만, 넬린의 얼굴에선 실망한 기색을 찾아볼 수 없다.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넬린이 말했다. “당구는 인생의 동반자이지 전부가 아니”라고. 엠스플뉴스가 넬린을 만났다.  

 

디온 넬린 “내 일과를 당구로만 채우진 않는다”

 

디온 넬린(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디온 넬린(사진=엠스플뉴스 이근승 기자)

 

호텔 인터불고 원주 월드 3쿠션 그랑프리 2021은 2020년 2월 터키 안탈리아 월드컵 이후 첫 국제대회입니다. 

 

인터불고 WGP에 참가한 32명 선수 모두 당구를 사랑하는 친구입니다. 당구대 위에선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경기 후엔 환하게 웃으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요. 당구 얘기로 시작해 가족, 친구, 취미, 문화 등을 알아갑니다. 추억을 공유한 친구들을 다시 만났어요.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있어 아주 행복합니다. 딱 하나 빼고요. 

 

네?

 

32강 조별리그를 뚫지 못했습니다. 결과가 전부는 아니지만 아쉬운 마음은 감출 수가 없네요(웃음). 그래도 순위 결정전이 남았습니다. 17위로 대회를 마무리하고 싶어요. 지금처럼 매 경기 즐기다 보면 좋은 결과 있지 않겠습니까. 

 

밝고 긍정적인 기운이 느껴집니다. 

 

당구가 아무 이유 없이 좋아요. 당구를 만나 세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추억을 쌓았습니다. 당구를 하면서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아요. 좋아하는 일 하면 행복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최대한 경기를 즐기려고 합니다. 경기에서 패하면 기분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잠깐일 뿐입니다. 

 

잠깐일 뿐이다?

 

전 당구 선수입니다. 그렇지만 일과를 당구로만 채우진 않아요. 세계랭킹 1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 당구 월드컵 최다우승자(44회) 토브욘 브롬달(스웨덴)과 달리 당구에만 몰입하지 않는 거죠. 야스퍼스, 브롬달은 자기관리가 아주 철저한 선수입니다.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느꼈어요. 

 

예를 들어줄 수 있습니까. 

 

야스퍼스, 브롬달의 일과는 당구로 가득합니다. 쉴 때도 당구 생각을 하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지 24시간 고민합니다. 그 결과가 성적과 명성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같은 선수지만 존경합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모든 선수가 야스퍼스나 브롬달이 될 순 없다는 거예요. 

 

될 순 없다?

 

전 야스퍼스가 아니에요. 브롬달이 될 수 없습니다. 디온 넬린이니까. 전 균형 잡힌 삶을 살고 싶어요. 하루의 일정한 시간만큼은 당구를 잊고 나만의 시간으로 채우는 겁니다. 가족과 맛있는 식사를 함께하고 산책하는 것 등이 예죠. 동네 친구와 만나 맥주 한잔하며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요. 당구는 제 인생의 일부일 뿐이지 전부가 될 수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살아왔어요.

 

당구에 몰입하지 않는데 세계랭킹 20위입니다.  

 

야스퍼스, 브롬달 등은 집에 당구대가 있어요. 집에서 종일 연습합니다. 변함없는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일 거예요. 우리 집엔 당구대가 없습니다. 당구대를 사면 당구만 해야 할 것 같아서 안 사요. 집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전 당구장에서만 기량을 갈고닦아요. 큐대를 잡은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집중하죠. 온 힘을 다하고요. 

 

“대학생, 버스 운전사로 살지 않았다면 소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을 지금까지 몰랐을 것”

 

디온 넬린은 2003년 은퇴 후 한동안 버스 운전사로 살았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디온 넬린은 2003년 은퇴 후 한동안 버스 운전사로 살았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996, 1997년 포르투갈 포르투 월드컵에서 정상에 올랐습니다. 세계선수권(2002년)에선 준우승을 차지한 기록이 있죠. 세계 최정상급 당구선수로 활약했습니다. 그런데 2003년 돌연 은퇴를 선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03년이면 26살 때입니다. 세월 참 빠르네요(웃음). 26살까지 내 삶은 당구뿐이었습니다. 종일 당구만 쳤어요. 세계 최고를 꿈꾸며 쉴 때도 당구 생각을 했죠. 성과가 있었습니다. 월드컵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올랐어요. 세계선수권에서도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죠. 2003년까진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은퇴한 겁니까.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스페인, 포르투갈, 터키 등 다양한 나라를 돌아다녔어요. 고향에선 당구 연습에만 매진했습니다. 연습을 마치면 대회에 출전하는 삶의 반복이었죠. 집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매우 적었습니다. 여유가 없었어요. 오랜 시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어떤 물음이었습니까. 

 

당구에만 몰입하고 있는 이 시간이 후회로 돌아오지 않을까. 자신 있게 ‘아니’라고 답하지 못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 부러웠어요. 열심히 일하고 집에 돌아와 가족과 웃으면서 저녁 시간을 보내는 것. 동네 친구들을 만나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삶. 이 모든 게 26살 디온 넬린에겐 특별했습니다. 결심했죠. 평범한 삶 속에서 행복을 찾아보자고. 

 

아. 

 

은퇴 후엔 공부가 하고 싶었어요. 무역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대학에 입학했죠. 4년간 학업에 열중했어요. 집으로 돌아오면 자유를 만끽했습니다. 재미난 책을 읽었어요. 여유롭게 산책을 즐겼습니다. 학업을 마친 후엔 뭘 했는지 아세요?

 

어떤?

 

버스 운전사로 일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까. 

 

버스 운전할 수 있는 면허증이 있었습니다. 버스 운전사로 일하면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고요. 큰 버스를 운전한 건 아닙니다. 자그마한 버스였어요. 마을 사람들의 발이 되어주는 버스였죠. 행복했습니다. 이웃과 한층 더 가까워졌어요. 친구처럼 웃으며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양한 삶을 듣고 배웠죠. 소중한 시간입니다. 

 

선수 복귀 생각은 없었습니까. 

 

대학생, 버스 운전사로 10년을 살았습니다. 큐대를 완전히 놓은 건 아니었어요. 당구가 그리우면 당구장으로 향했습니다. 친구들과 당구를 마음껏 즐겼어요. 그걸로 충분했습니다. 선수로 복귀해 앞만 보고 달리는 삶을 살 자신이 없었고요. 무엇보다 행복했다니까(웃음). 

 

그랬던 넬린이 2018년 당구계로 돌아왔습니다. 

 

당구를 향한 애정은 은퇴 후에도 식지 않았어요. 예나 지금이나 당구는 넬린의 가장 친한 친구입니다. 친구들과 당구를 즐기던 중 제안을 받았어요. 

 

어떤?

 

당구계에 몸담고 계신 분이 “실력이 전혀 녹슬지 않았다. 지원해주겠다. 선수 복귀를 진지하게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했죠. 그분은 당구는 인생의 일부일 뿐이란 내 소신을 이해했습니다.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선수로 복귀했습니다. 이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당구에만 몰입하지 않는다는 것. 당구장에서 나왔을 땐 나를 위한 시간을 보냅니다. 

 

선수로 복귀해서 과거의 은퇴를 후회한 적은 없습니까. 

 

단 한 번도 없어요. 은퇴는 아주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은퇴하지 않았다면 소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을 지금까지 몰랐을 거예요. 대학에서 학업에 열중하고, 버스 기사로 다양한 승객을 만나면서 큰 성장을 이뤘습니다. 

 

향후 어떤 당구인으로 기억되고 싶습니까. 

 

평범한 사람. 넬린의 경기를 보면 당구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게 느껴진다는 얘길 듣고 싶어요. 승부에 연연해 인상을 찌푸리고 누군가에게 화를 내고 싶지 않아요. 재밌어서 큐대를 잡습니다. 당구 하는 순간만큼은 마냥 즐거워지고 싶어요. 하지만, 목표가 없는 건 아닙니다. 

 

네?

 

월드컵에서 14명의 선수가 시드를 배정받습니다. 그 안에 들고 싶어요. 월드컵엔 세계 최고 선수들이 출전합니다. 그런 선수들과 당구 할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이에요. 그런 선수들과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추억도 남깁니다. 무엇보다 현재 직업이 당구 선수에요. 월드컵엔 나가야죠(웃음). 

 

7월 16일 경기를 끝으로 호텔 인터불고 원주 월드 3쿠션 그랑프리 2021 개인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마무리 잘해야죠. 솔직히 집이 그립습니다(웃음). 한국에 5주째 머물고 있어요. 2주간 자가격리를 했습니다. 이후 3주는 인터불고 WGP에 참여하고 있죠. 7월 18일 저녁 덴마크로 돌아갑니다. 집에서 푹 쉬고 싶어요. 21살 딸과 그동안 못 나눈 대화도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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